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사진=픽사베이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사진=픽사베이

뉴욕시 당국이 시영 차량들을 대상으로 제한속도를 초과할 경우 자동으로 속도를 낮추는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예컨대 중부고속도로에서 110km 제한속도를 넘어 달리면 차량이 자동으로 주행 속도를 낮추는 기술을 적용한다는 얘기다.

민간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공공기관부터 시작한다는 것이지만, 그 이상의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의 저항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정책 담당자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유럽 각국 도시들이 도심 구간에서의 최고 시속을 30km 수준으로 낮추는 추세 등을 감안하면 도입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지적도 환경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 나오고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과 던 M. 피녹 시 행정서비스국장은 기자 회견을 갖고, 시 공공기관들의 교통안전 실천 노력에 따라 이들이 운영하는 공무용 차량을 50대를 대상으로 능동형 지능형 속도 보조 장치(ISA)를 설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시티스쿠프가 전했다.

애덤스 시장은 "안전 운전은 인간의 행동에 달려 있고, 때때로 도로의 방해물 및 안전 유지 때문에 차량이 제한속도 범위 내에서 운전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법규를 위반하는 운전 관행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시 정부는 이제 반대의 입장에서 자동차 속도를 물리적으로 규제하는 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ISA 시스템은 GPS로 연결된 데이터를 사용하여 주어진 도로에서 속도 제한을 감지한다. 수동 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속도위반을 알리는 오디오 또는 시각적 경고를 제공한다. 뉴욕시가 이번에 테스트하는 능동 시스템은 운전자가 최고 시속을 넘어갈 경우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거ᄂᆞ 가속 페달을 밟아도 빨라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차 안에 설치된 텔레매틱스를 통해 자동차가 도시를 통과하는 동안 속도를 추적하고, 20여 km마다 설치된 제한속도 표시기를 자동으로 읽어 자동차 컴퓨터 시스템에 전달한다. 즉, 자동차가 속도제한을 넘어서 운전할 수 있는 거리 제한이 20km 이내로 줄어드는 셈이다.

뉴욕의 기본 속도 제한은 현재 시속 40km지만 블록, 자동차 전용도로나 고속도로, 다리, 터널 등에 따라 달라진다. 애덤스 시장은 발표에서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이를 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 프로그램 발표 전 주행 테스트를 통해 이미 1만 6000km를 주행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뉴욕 시는 60개 기관에 걸쳐 3만 대 이상의 경찰차, 소방차, 위생 트럭, 여객 차량 등을 보유, 미국 내 최대 공공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시 교정, 공원, 환경 보호, 교통부 등 참여 기관들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의 차량에 능동형 ISA 시스템을 설치하는 데는 약 8만 달러가 들었다고 한다.

시 행정서비스부는 이미 많이 설치되어 있는 수동 ISA 시스템도 더욱 확대될 것이며 능동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시정부는 5개 자치구에 걸쳐 약 1000개의 교차로를 재설계하고, 교통 사망자를 제로로 떨어뜨린다는 목표로 ‘비전 제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 정책 홍보를 위해 400만 달러를 지출할 방침이며, 2023 회계 시 예산에서 9억 달러를 광범위한 교통 안전 대책에 투입한다. 그러나 비전 제로 목표에도 불구하고 2021년 뉴욕은 수년 만에 가장 많은 교통사고 사망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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