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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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시티의 주요 논점은 IT와 관련된 기술이었다. 스마트 가로등이나 상하수 관리, 에너지 그리드, 대중교통의 전기화,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공 서비스 등 거의 대부분이 기술과 연결된 스마트시티 구축이었다.

그러나 근래 스마트시티의 주된 논의는 탄소 제로를 주축으로 하는 기후 변화에의 대응으로 옮겨졌다.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목적이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는 사고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이제 ‘인간 중심’이라는 인문학 개념이 스마트시티의 새로운 트렌드이며 기술은 수단 또는 도구의 관점에서 다루어진다. 그리고 미국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기후 대응은 인류가 당면한 과제의 첫 번째로 꼽힌다.

연구의 흐름도 친환경과 탄소 제로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런 가운데, 최근에는 가로수 심기, 빗물 정원 가꾸기, 도로 포장하지 않기 등 도시녹화가 도시의 열섬화를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즁국 난징 및 미국 예일 대학의 환경 및 도시공학자들이 팀을 구성해 전 세계 2000개 도시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하고, 2002~2021년까지 도시와 농촌 지역 간의 표면 온도 수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보고서로 발표한 것이다. 보고서 요약본은 예일 대학 공식 홈페이지에 실렸다.

홈페이지 요약본에 따르면 연구 결과 도시들은 평균적으로 낮에는 10년마다 섭씨 0.56도, 밤에는 10년마다 섭씨 0.43도의 비율로 온난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비해 농촌은 낮에 같은 기간마다 0.4도, 밤에는 0.37도씩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도시지역이 농촌보다 평균 29% 더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도시의 크기와 도시 온난화 속도 사이에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발견했다. 대도시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낮 동안 평균 0.69도씩 따뜻해졌고, 소도시는 0.41도씩 더워져 대도시의 온난화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륙 간 도시에서도 속도 차이가 발생했다. 메가시티가 밀집한 대륙인 아시아의 도시들은 낮과 밤 모두 빠른 속도로 따뜻해졌다. 유럽의 도시들은 낮 동안 적게 따뜻해진 반면, 오세아니아의 도시들은 밤에 가장 적게 따뜻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도시의 약 90%가 도시 온도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후 위기가 지목됐다. 이로 인한 온도 상승 효과는 10년 당 0.3도였다. 그러나 연구팀은 도시 확장도 도시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과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급속한 도시화가 10년 동안 약 0.23도의 도시 온난화에 기여했다.

보고서는 노출된 지표면을 나무 심기와 같은 녹화 계획을 시행해 자연 식물로 대체하면 식물들이 지표면의 열을 흡수해 도시를 시원하게 하며 특히 밤에 냉각 효과를 발생시킴으로써 도시 온난화의 비율을 줄인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유럽에서는 도시녹화가 온난화 속도를 10년 평균 0.13도 상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에서도 1995년 폭염 이후 시행한 녹화 사업으로 인해 온난화 속도를 10년에 약 0.084도 줄였다고 적었다.

연구팀은 정책입안자들이 도시녹화 계획을 적극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녹화 프로젝트는 도시 열섬 효과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며, 미래의 폭염에 노출될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기후 변화 전문가 존 버크는 빗물 정원과 같은 여러 가지 녹화 계획을 제안하면서 “식물이 모든 유형의 도시 난방을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함은 물론 범죄 감소와 우울증 치료 등 추가적인 사회적 이익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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