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도시주의의 핵심은 데이터로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다. 사진=픽사베이
플랫폼 도시주의의 핵심은 데이터로 창출하는 새로운 경제다. 사진=픽사베이

플랫폼 도시주의(Platform urbanism)가 스마트시티롤 받치는, 때로는 넘어서는 개념으로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도시주의는 저술을 통해 소개된 용어로 그 개념이 소개된 지는 5년 여에 불과한 새로운 주제다. 본질적으로는 도시의 미래를 연구하고 모색하는 것으로 플랫폼 자본주의를 더욱 정교하게 다듬은 개념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논의되어 온 전통적인 상품과 공산품 또는 제조 산업이 아니라 데이터가 점점 더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호주의 정책 저널인 거번먼트뉴스는 플랫폼 도시주의가 앞으로 스마트시티를 끌고 갈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그 근저에는 플랫폼 혁명이 존재하며, 이는 우리가 스마트시티에 대해 알고 있던 생각을 바꾸고, 궁극적으로는 도시주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빠른 배송 서비스, 우버나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경제, 소셜 미디어, 온라인 게임 및 위치정보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은 도시가 기능하고 조직되는 방식을 바꾸고 시민들이 생활하고 상호 소통하는 방식까지 혁신하고 있다. 결국 이제는 대세로 자리잡은 디지털 플랫폼이 스마트시티가 설계되고 지배되는 방식과 시민들의 삶의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뉴사우스웨일즈주 교통부(TfNSW)의 스마트 플레이스 담당 이사 로리 브라운은 새로운 도시주의는 멋으로 덧붙이는 부가기능이 아니라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과 내장 기술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시티는 더 이상 스마트 조명이나 스마트 쓰레기통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개념을 넘어섰다. 장소를 데이터로 이해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시 전략가 사라 번스 박사는 ”스마트시티는 정부와 기업에 의해 계획적이고 중앙 집중화된 전략으로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플랫폼 도시주의는 더 유기적인 개념“이라고 말한다. 다소 추상적이지만 번스는 "플랫폼 도시주의는 유기적인 얽힘을 통해 도시를 만들고 있는 다양한 그룹의 다양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시드니 대학의 저스틴 험프리 교수는 "도시 공간의 데이터화"로 요약했다.

암스테르담 대학의 뉴미디어 및 디지털 문화 담당 닐스 반 도른 교수는 “플랫폼 도시주의는 좋든 나쁘든 도시의 미래를 지시하는 힘을 가진 증강적이고 매우 정치적인 협상 및 실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신속한 배송 서비스와 같은 플랫폼 중심 기업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급속히 성장함으로써 도시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최근의 주류 비즈니스로 정착한 플랫폼 중심의 자본주의는 기존의 도시 및 경제 구조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쿠팡과 같은 신속 배송 서비스가 없는 유통경제 구조는 상상하지 못한다. 중저가 상품의 사냥터였던 오프라인 매장 이마트는 속속 철수를 결정하고 부동산을 매각하겨나 용도변경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의 모든 공공 서비스와 소비의 양태 역시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디지털 전환(트랜스포메이션)의 물결과 일맥상통하는 트렌드다.

코로나19는 플랫폼 도시주의를 더욱 부각시켰다. 직원들로 넘쳐나던 사무실은 비었고 지금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는 공공장소나 상점으로 전용된다.

번스는 플랫폼을 ‘사람들이 자신만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열린 혁신의 공간’을 만듦으로써 보다 참여적인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잠재적 도구로 평가하고 있다. 플랫폼은 장소, 기업 및 커뮤니티를 개선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허브가 된다.

다만 플랫폼 도시주의가 경계해야할 점은 있다. 플랫폼이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감시 시스템을 내장할 수 있으며,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엔지니어링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스마트시티에서도 지적되듯이 플랫폼 도시주의에서도 데이터는 적절하게 보관, 보호, 분석 및 공유되도록 해야 하며, 그 책임은 정부에 있다.

또한 플랫폼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가 항상 평등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드론과 같은 센서, 데이터, AI 및 기술이 노숙자 등 소외된 집단을 감시, 제거 및 이동시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중국의 사용 사례가 거론된다. 플랫폼이 마약 등의 불법 매매에 활용되거나 돈을 세탁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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