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온 예측 지도. 2053년에는 영토의 25%가 섭씨 51도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진=퍼스트스트리트재단 홈페이지
미국의 기온 예측 지도. 2053년에는 영토의 25%가 섭씨 51도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사진=퍼스트스트리트재단 홈페이지

한국인은 4계절이 뚜렷하고 한여름 무더위를 오랜 세월 경험해 왔다. 그래서 섭씨 2~~3도 정도 더 올랐다고 해서 크게 민감해하지는 않는다. 곧이어 추위가 다가오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환경적인 민감도 측면에서도 미국이나 중국, 유럽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올 여름 최악의 홍수가 있었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이나 재해에 대한 심각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땅덩어리가 큰 미국이나 중국 등은 그렇지 않다. 본인들이 저질러 놓았던 환경파괴와 그로 인한 자연재해에 더욱 호들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이나 미국은 지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이미 2년 전부터 그랬지만 유럽도 올여름은 폭염에 시달렸다. 그래서인지 기후 변화와 그 대응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다.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한 해로 기록될 올 여름의 끝 무렵에 주목할 기후 연구가 하나 발표됐다. 30년 후인 오는 2053년이면 섭씨 51.7도(화씨 125도)의 ‘극한 열대’가 미국 전 영토의 4분의 1에 걸쳐 펼쳐질 것이라는 다소는 공포스러운 예측한다. 이 연구는 퍼스트스트리트재단이 월튼 가족재단의 후원 아래 미주리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을 통해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퍼스트스트리트재단 홈페이지에 실렸으며 구글에도 리스트로 올라왔다.

홈페이지 게시글로 올라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향후 30년 이내에 미국 중부지방에 대부분 거주하는 1억 700만 명의 사람들이 51도를 넘는 온도를 체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재 극심한 더위를 겪고 있는 인구에 비해 13배나 많은 수치다. 화씨 125도는 미 국립기상청이 ‘극도의 위험’으로 분류하는 기준치이다.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 가장 더워질 도시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와 함께 세인트루이스, 테네시주 멤피스, 오클라호마주 털사, 그리고 시카고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들을 보면 상당수가 미국의 중부 지방에 집중되고 있다.

이 예측 모델을 개발한 곳은 뉴욕 소재 기후연구 비영리 단체인 퍼스트스트리트재단이다. 재단의 연구개발 책임자인 브래들리 윌슨은 "이번 기온 예측을 위해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자찬했다. 이 시스템 예측에 따르면 미국의 기온은 앞으로 30년 동안 2.5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뜻한 공기는 물을 고온으로 유지하며 이로 인해 더 습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기온을 복잡하게 만든다.

보고서는 국가간 협력도 언급한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은 인간의 활동,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이 적어도 지난 2000년 동안 전례 없는 속도로 기후를 따뜻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극심한 열은 생체에 가장 위험하다. 그래서 인체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체 영향은 곧바로 에너지 비용 및 사회 인프라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난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등 취약 계층에게, 지속되는 더위는 가장 큰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

이 연구는 평균적으로, 극도로 더운 날의 수가 같은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캔자스에서는 올해 기온이 7일 동안 인체 온도와 같은 수준인 화씨 98도(섭씨 36.7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2053년까지는 20일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어린 아이, 노인, 만성 질환자, 저소득층, 운동선수, 야외 노동자들은 극심한 더위에 가장 취약하다. 기상청은 더위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연평균 6만 7000건 이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미주리 환경연합의 제러드 옵살은 이 보고서가 공중 보건 위기를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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