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25년 전기차 6백만대에 공급 충분해

유럽연합이 2025년까지 전기차 600만 대에 자급 가능한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코트라가 콘퍼런스 강연 및 지국별로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다.  

작년 11월에 열린 EU의 배터리 관련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의 셰프초비치 부집행위원장은 “유럽이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셀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 것이며 전기차 600만 대에 공급하기 충분한 양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3년 전, 한국과 중국·일본에 대한 배터리 생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결성한 유럽 배터리 연합(Battery Alliance)에 대한 성공적인 평가라는 분석이다.

2050년까지 CO2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적극적인 친환경 정책으로 유럽 내 전기차 시장은 현재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현재 전 세계적으로 국가 중점산업이 되고 있는 추세다.

2017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5%가 배터리를 동력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카 혹은 100% 전기차에 속했다.

2025년에 25%, 2030년에는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2025년까지 배터리 셀 수요가 유럽에서만 한 해 400GW에 달할 것이라는 의미로, 이는 기가 팩토리 10개 이상의 생산량에 맞먹는 수치다.

현재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셀 생산의 89%는 한국·중국·일본의 아시아 기업에 집중돼 있다. 또한, 아시아의 주요 배터리 생산기업들이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에서 중국을 제외하고는 유럽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정작 배터리산업에서는 매우 뒤처진 상황이다.

2016년부터 한국의  삼성 SDI, LG 화학, SK 이노베이션등 아시아 국가들은 헝가리와 폴란드 등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건설하며 적극적으로 유럽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산업에서 역외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지자 위기감을 가진 유럽연합은 2017년 10월 ‘EU 배터리 연합(EBA)’을 출범시켰다. 배터리 생산에서 유통, 재활용까지의 밸류체인을 유럽 내에 구성해 종국에는 독자적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목적이다.

배터리 연합을 구축함으로써 유럽 국가들은 배터리 관련 원자재가 풍부한 EU 외 국가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유럽 내 원자재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EU의 환경규제를 충족시키는 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배터리 셀 제조기업을 육성해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배터리 화학·시스템·제조·재활용 부분에서 산업계의 참여를 유도해 연구역량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도 있다.

EU는 2019년 12월 전기차 배터리 연합 7개국이 주도하는 IPCEI(Important Projects of Common European Interest) 전기차 배터리 연구 프로젝트에 32억 유로 투자를 승인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프랑스, 독일, 스웨덴, 폴란드, 핀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내 중소기업들을 포함한 17개의 산업주체들이 참여하고 2031년까지 약 70개의 유럽 내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 IFRI는 2020년 10월 발표한 유럽의 친환경교통수단에 관한 보고서에서 현재 유럽연합의 배터리 셀 생산량은 전 세계의 3%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지만 2024년 이 수치가 1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 배터리연합 담당인 EU 집행위의 셰프초비치 부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말 열린 EU 배터리 콘퍼런스 행사에서 향후 EU의 배터리 관련 정책을 설명했다.

그는 2025년이 되면 EU가 유럽자동차 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수출까지 할 수 있는 충분한 배터리 셀을 생산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를 위해 IPCEI(Important Projects of Common European Interest)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친환경 배터리 규제체제를 도입하며, 안정적인 원자재를 수급하고, 연구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친환경 배터리 규제안을 발표했다. 2023년 발효를 목표로 하는 이 제안서에는 더 투명하고 윤리적인 원자재 수급, 배터리의 탄소발자국, 재활용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규제안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충전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및 모든 산업용 배터리는 탄소발자국을 공개해야만 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다. 또한, 2026년부터는 지켜야 하는 탄소 배출의 상한선을 정할 방침이다.

배터리의 재활용에 관한 기준도 담겼다. 2027년부터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들의 성분 비율을 공개해야 하며, 2030년 1월부터는 원자재 일부(코발트의 12%, 리튬의 4%, 니켈의 4%)를 재활용 원료로 사용해야 한다. 이 비율은 2035년부터 코발트 20%, 리튬 10%, 니켈 12%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유럽이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새로운 기술을 충분히 개발하고 전기차 산업에 적용하기까지는 약 15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럽이 뒤처진 기술력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업수요 또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유럽에 진출하려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유럽연합이 발표하는 규제안과 다양한 프로젝트들에 관심을 가지고 시장진입 기회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코트라
사진=코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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